2023년 여름 한국영화 4파전의 한 작품 비공식작전을 봤습니다.
지난 해 여름 한국영화는 밀수, 더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4파전이 예상되었습니다. 4개의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어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처음으로 개봉한 영화 밀수가 결국 탑랭크를 찍었고 그 뒤를 이어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2위를, 비공식작전은 평타, 더문은 혹평을 받았습니다.
SF영화 더문의 경우 신선한 시도라는 점과 한국형 SF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기념적인 영화였지만 호불호가 있을 수 있어 관객 모객에는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SF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재미있게 보았는데 아니었나봅니다. 관객들은.
더문과 함께 같은 날 개봉한 비공식작전은 티켓 파워가 막강한 두 배우인 하정우, 주지훈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로 2023년 기대작 중 한 작품이었습니다. 티켓 파워를 생각하면 밀수와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관객을 모집하지 않을까 예상이 되었는데 무난하고 한 편으로 식상한 영화였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영화 비공식작전의 배경
영화 비공식작전의 김성훈 감독은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아신전' 이후 2년 만에 비공식작전으로 상업영화를 선보였습니다. 앞서 2016년에 배우 하정우와 함께 터널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고 그 이전에는 영화 '끝까지간다'를 연출했습니다.
배우 하정우와 주지훈은 영화 신과함께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서 이 번이 두 배우의 첫 공동 주연은 아닙니다.
비공식작전은 모래바람이 부는 중동의 레바논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021년 영화 모가디슈는 외교관 탈출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로 37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영화 교섭 또한 인질 협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170만 관객을 동원했었습니다.
비공식작전은 시나리오로 보면 외교관의 탈출을 그린다는 점에서 모가디슈와 비슷하고, 현지의 한국인의 도움을 받아 협상을 한다는 점에서는 교섭과 비슷합니다.
어디서본듯한 영화
식상한 것은 아니지만 중동이라는 특수성과 모래바람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2년간 3차례 나온터라 범죄액션 영화를 보면 비슷함을 느끼는 것처럼 장르의 특성상 유사함을 많이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영화는 하정우와 주지훈 두 주인공이 중심이 되어 시작부터 끝까지 전개됩니다. 현지에서 납치된 외교관을 한국의 외교관 하정우가 현지에서 구출해낸다는 것이 주요 플롯이며 이 과정에서 현지 택시드라이버인 주지훈이 돕는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의 구성은 전체적으로 복잡하지 않고 단순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물 흐르듯이 영화가 전개되며 특별한 갈등 상황이 없어서 영화는 크게 자극적이지도 않습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은 1988년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당시 정치상황을 그리기 위해서 외교부, 안기부 주요 인사가 등장하지만 짧게 등장하기 때문에 영화 몰입에 방해가 되진 않습니다.
영화의 큰 줄거리
사명감이 투철한 외교관 하정우.현지에 거주한 한국인으로 싫은 듯 아닌 듯 도움을 주는 택시 운전사 주지훈.
두 사람의 관계는 영화 교섭의 황정민과 강기영의 관계처럼 엮여있습니다.
영화 교섭에서 황정민은 애국심이 투철한 외교관이었고 강기영은 감초처럼 현지화된 인물로 마지막 순간까지 황정민을 돕습니다. 투철하기로는 하정우는 영화 교섭의 황정민 보다는 무게감이 덜했고, 감초라고 하기에는 주지훈이 영화 교섭의 강기영 보다는 무게감이 많았습니다.
두 사람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라고 예고편이나 시사회에서 말이 있었는데 영화 '신과함께'에서 같이 호흡을 했기 때문에 케미가 좋았다고 보여질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 잘 섞이는 영화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듯이 말입니다.
모델이 모래바람 좀 먹었다고 그 태가 사라지지 않듯이 주지훈 배우는 택시운전사라는 설정이지만 조금 무거웠다고 생각됩니다.연기가 별로였다가 아니라 역할이 잘 어울리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인물 중심으로만 간 영화
영화 비공식작전은 2022년에 촬영된 영화입니다.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되었으며 배경은 레바논의 베이루트지만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영화는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의 다툼으로 인해 테러가 발생하고 있는 베이루트의 상황을 영화적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두 종교 간의 갈등으로 무장세력에 의해 외교관이 납치되었다는 설정인데 영화를 보면 종교적 갈등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하정우와 주지훈 두 배우의 탈출기를 주로 그리고 있습니다. 배경적 설명 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인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영화는 배경을 보여주는 장면 보다는 인물의 동선을 따라가는 장면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두 인물의 모습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배경은 생각이 잘 나지 않고 하정우와 주지훈 두 배우의 얼굴만 떠오릅니다.
우리 편, 상대편으로 나오는 조연들이 모래바람을 덮고 총도 쏘고 치열하게 추격전도 펼치는 것 같은데 막상 조연들이 그렇게 공포스럽거나 무섭게 나오지도 않습니다. 추격하고 달아나고 위기를 잘 넘기고 추격자들은 또 놓치고 뭔가 잡힐듯 말듯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 당연히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영화가 조금 싱거워집니다.
무난한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잘 풀어냅니다.
모든 등장 인물이 과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었고 인물들은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어 영화의 결말까지 흐름을 잘 이어갑니다. 엄청난 액션은 없지만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을 보여주었고, 인물 중심으로 영화가 전개되지만 적절한 갈등 상황을 환경과 배경을 이용하여 잘 풀어냈습니다.
무난한 영화였다고 할까요. 무겁지 않게 볼 수 있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영화 비공식작전은 밀수와 비교해보면 재미요소는 덜하고 장르적 특성으로 본다면 더 문 보다는 신선도가 떨어집니다. 하지만 무난한 영화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과 연인과 함께 봐도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OCN이 됐든 채널을 돌리다가 나오든 무난히 볼 수 있는 영화 비공식작전.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평도 그저 그랬고.
양산된 영화라고 할까, 한국 영화의 현주소라고 할까. 많은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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