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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국 SF 영화 더 문(The Moon)리뷰 한 획은 그은 영화다

by 오늘의엔터 2024.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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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문(The Moon)은 모가디슈, 백두산 등 굵직한 필모그래피로 그동안 관객에게 좋은 작품을 선사한 김용화 감독의 2023년 첫 영화였습니다. 2023년을 대표하는 텐트폴 영화 중 하나였기 때문에 더문은 개봉 전부터 크게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만 흥행 참패를 기록하며 최악의 영화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영화는 최악이었을까요?

 

영화 모가디슈영화 백두산

 

김용화 감독은 전작 모가디슈나 백두산에서 뛰어난 영상미와 연출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이전 작품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는 쌍천만 관객을 동원하여 대중성까지 입증했는데 영화 더문(The Moon)은 이런 대중성과 연출력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한 몸에 받게 될 작품이라는 점에서 흥행참패가 쓰라린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기존에 도전한 장르와는 전혀 다른, 한국에서 마저 생소한 한국 최초의 달 탐사 영화인데 정말 혹평을 받아야만 했을까요.

한국 SF영화의 습작들

한국 SF영화의 습작들

 

한국은 그동안 SF 영화에서 그다지 좋은 필름을 만들지 못했었습니다.

CG 기술력을 쌓아오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매우 적은 탓도 있었습니다.해외 SF 영화들이 워낙 입지전적인 기술력으로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승산이 없는 장르이기도 하고 상대적인 비교 속에서 이 장르를 선택할 감독이 많지 않은 것도 있었습니다.

 

한국의 CG 기술력은 이제 조금 노하우가 쌓이고 있고,이제야 조금 산업이 커지고 있다고 할까요.

CG 기술에 뿌린 씨앗들이 작은 열매를 맺는 단계에서 몇해 전부터야 조금씩 이름을 내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SF영화의 습작들 2한국 SF영화의 습작들 3

 

2021년 공개된 영화 승리호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이며 한국 최초의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였습니다.

아쉬운 면도 많았지만 최초로 시도되는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면에서 CG기술의 발전에 대해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은 작품이었습니다.승리호 후로 달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작품 또한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습니다. 2021년 겨울에 방영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고요의 바다는 달을 배경으로 하여 SF와 스릴러 장르를 합친 드라마였습니다. CG가 많이 들어간 것은 아니어서 장르만 SF였다는 평과 함께 해외 작품들과 전개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지만 장르로의 긍정적인 도전이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한국 SF영화의 습작들 4

 

몇몇 작품들이 선보여져 왔었지만,한국 SF 영화는 해외 영화와 비교되는 부분이 많고 전작들의 호불호가 많이 나뉘었기 때문에 우주 영화에 대한 도전은 감독과 연출진, 배우들에게 모두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영화 더문(The Moon) 또한 이러한 부담을 안고갈 수 밖에 없었는데, 영화를 보니 이러한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잘 만든 SF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말 잘 만든 달 탐사영화였습니다. 재미요소를 떠나서 도전 자체가 웰메이드였습니다.

영화 더문의 배역

영화 더문의 배역영화 더문의 배역 2

 

영화는 우리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역할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각 역할들은 그 자리에서 뻔한 대사들을 던지며 영화를 전개시킵니다.주인공 설경구는 나로우주센터 전 센터장 역할이며, 김희애는 나사의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입니다. 두 사람은 부부라는 설정인데 이 설정으로 인해 영화의 큰 갈등 요소들을 해결해나갑니다. 두 대배우의 연기는 말할 것은 없습니다.

 

극 전체의 무게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과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절제된 연기를 정말 잘 보여주었습니다. 뭔가 두 주인공이 큰 사건사고에 휘말리고 막 사고를 치고 그럴 것 같은데 전혀 그런 장면은 없습니다.무게감으로 본다면 영화 마션의 우주센터 멤버들을 떠올리시면 쉽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주인공 도경수

주인공 도경수주인공 도경수 2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 우주 대원 도경수.도경수는 황선우역으로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극 초반에는 카메로오 김래원과 이이경이 우주 대원으로 함께 출연하지만 극초반 이후 영화는 도경수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도경수 주인공의 영화이지만 감독은 도경수에게 모든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나래 우주센터와 나사를 삼각구도로 그려 밸런스를 잘 맞추어가며 극을 전개시킵니다.

 

극 중 도경수는 특전사 출신으로 체력과 정신력이 매우 강하다는 설정으로 나오는데, 영화를 보면 체력과 정신력이 강한 캐릭터 보다는 약한 캐릭터로 나옵니다. 고립된 우주라는 공간에서 체력과 정신력이 고갈되는 설정인 것 같은데 민감하게 보시는 분들에게는 이 설정이 방해가 될 수도 있지만 도경수 역시 모자라지 않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신파, 그리고 클리셰

신파, 그리고 클리셰신파, 그리고 클리셰 2

 

이런 영화에 빠지지 않는 역할이 있다면 정관계 인사들일 것입니다.

주로 영화에서 정관계인사는 초를 치는 역할을 많이 하는데 다행히도 영화 더문에서는 극전개를 방해하거나 흐름을 놓치게 할 정도로 한국형 정치극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정관계 인사가 초를 치는 장면이 없어서 오히려 보기는 좋았습니다만 감독은 신과함께에서 보여준 신파를 넣어가지고 이 부분은 아쉬운 점으로 납습니다.

 

시사회에서도 신파는 지적을 받은 부분인데,호불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한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생각보다 영화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부분이 많아서 영화 중간 정도까지는 쉽게 몰입이 되지만 영화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조금 억지스러운 사건도 발생하고 어딘가에서 본듯한 극적인 연출 때문에 영화를 꼬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말인 즉슨, 중반부까지는 흥미롭게 흘러가지만 결말로 갈수록 어딘가에서 본 장면들이 자꾸 겹친다는 뜻입니다.

더문의 영화적 가치 3더문의 영화적 가치 2

 

그런 부족한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영화가 갖는 의미는 매우 높습니다.

영화는 약 300억원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해외 우주 영화들이 몇 배 이상의 큰 예산을 들여 촬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영화 더문은 상대적으로 저예산 우주 영화이지만 뽑아낼 수 있는 최상의 영상을 뽑아냈습니다. 몇몇 장면들은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졌고, 달 착륙 장면이나 이륙장면, 우주 유영 등의 모습은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습니다.

 

더문의 영화적 가치

더문의 영화적 가치

 

김용화 감독은 영상의 품질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감독의 의도대로 영화의 영상미는 매우 우수하다고 생각되며 첫 달 탐사 영화지만 한국 우주 SF 영화에 정말 큰 족적을 남길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각본의 아쉬움이나 몇몇 연출에 있어서 기존의 여러 우주 영화와 겹치는 장면도 있겠지만 오마주라고 이해한다면 영화 더 문(The moon)은 충분히 박수를 받아야하는 작품입니다.

 

기존 한국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액션이나 킬링 타임용 영화를 생각하셨다면 영화는 다소 지루할 수 있습니다. 뻔한 소재에 영화적 연출을 더하여 말도 안되는 각본이라고 평가가 내려질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영화는 과하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와 최초로 시도되는 한국형 SF 영화라는 점에서 CG가 주는 한 차원 높은 영상미만으로도 정말 괜찮은 작품이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결론.

 

덱스터 스튜디오 CG 진짜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