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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리뷰 디스토피아 영화의 클리셰

by 오늘의엔터 2024.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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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 한국 영화의 기대작 중 하나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봤습니다.

지난 해 기대작은 밀수, 더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였는데 흥행실적으로는 밀수가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그 다음이 비공식작전, 더문이 차지했습니다. 비공식작전은 선방을, 영화 더문은 50만을 넘지 못해 혹평을 받았습니다.

 

오펜하이머가 개봉하면서 한국영화가 주춤했기 때문에 텐트폴 영화 네 작품은 명암이 갈렸습니다.

한 편으로 선방한 이 영화가 왜 선방을 했을까 다시 살펴보았는데 디스토피아 영화라는 점 보다는 이병헌의 연기가 하드캐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지진으로 인해 폐허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재난에서 살아남은 아파트에 생존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빚어지는 갈등을 그린 드라마 영화입니다. 장르로 스릴러가 언급되는데 스릴러 보다는 재난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재난 액션이나 SF는 아니고 드라마 장르에 가깝기 때문에 할리우드 재난 영화를 생각하셨다면 장르가 많이 다릅니다.

 

영화는 보는 분에 따라 지루할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콘크리트 유토피아 감독

콘크리트 유토피아 감독배우 엄태구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엄태화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상업 영화입니다.

엄태화 감독의 동생은 배우 엄태구로 이 번 영화에서 까메오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엄태화 감독이 상업 영화에서 그렇다할 작품을 선보인 감독이 아니고 재난 영화를 다룬 감독도 아니기 때문에 감독이 그리는 재난 영화는 어떨까 궁금했습니다.

 

영화는 디스토피아를 그립니다. 지진으로 재난이 발생했다고 언급되지만 극 중 유성우 충돌로 인해 지진이 발생하여 서울이 쑥대밭이 된 환경을 영화적 배경으로 합니다. 구체적인 재난의 사유에 대해서 보여주지 않고 장면 몇개, 대사 몇 마디로 언급하고 지나가기 때문에 영화 초반 재난 상황에 대한 관객들의 몰입 유도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환경과 배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되지 않으니 관객들이 굉장히 겉돌았습니다.

어디서본듯한 영화

어디서본듯한 영화어디서본듯한 영화 2어디서본듯한 영화3

 

한국의 대표적인 디스토피아 영화는 반도가 있습니다.

좀비 영화라는 점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이기도 한데 디스토피아를 그린다는 점에서 반도가 차용하고 있는 사람의 이상 행동, 집단주의 등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도 동일하게 드러납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로는 영화 부산행이 대표적입니다. 영화 부산행은 좀비 영화지만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안전을 위해 이기적으로 변하는 사람 사이의 갈등관계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부산행이 그래도 잘 만든 영화였던 것은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 때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처음부터 모든 사연과 이야기를 열차에 집중시켰다는 점 때문에 관객들이 몰입하기가 쉬웠습니다.

 

영화 감기는 전염병을 주제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영화입니다. 크게 흥행한 영화는 아니지만 전염병이 발생한 이후의 사람들의 혼란과 갈등을 잘 그려낸 영화입니다. 디스토피아 영화로 인랑, 인류멸망보고서 등도 있는데 대부분의 디스토피아 영화는 영화의 소재가 가지고 있는 특징으로 인해서 집단주의와 이기심이 대표적인 영화의 클리셰로 등장하게 됩니다.

 

한국이라는 환경을 고려해보면 집단주의와 이기심은 더욱 갈등의 핵심 요소로 자리할 것이라 예상이 되는데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이러한 예상요소는 정확하게 구현합니다.

 

뻔하다는 뜻입니다.

영화의 줄거리

콘크리트 유토피아2콘크리트 유토피아3

 

영화는 지진에서 무너지지 않은 유일한 아파트에서 생존을 이어가려는 입주 주민과 생존을 위해 주민이 아닌 사람을 쫓아내려는 갈등을 주요 구도로 영화 초반부를 끌어갑니다.

 

영화 제목이 콘크리트 유토피아인데,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아파트에서 생존하는 주민들에게 유토피아가 그려지고 생존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처럼 그려가지만 영화는 결말로 갈수록 유토피아가 아닌 인물 간의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과 이기심이 결국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에 집중합니다.

 

따라서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배우들은 모두 아파트 입주민들입니다. 영화 전반부는 입주민과 비입주민 사이의 갈등을 그리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디스토피아 영화가 그렇듯 생명 존중과 생명 경시 사상이 부딪히면서 입주민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갈등이 발생합니다. 입주민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의 중심에는 입주민 대표 이병헌의 사연이 씨앗으로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 사연이 영화 전반의 맥이나 영화의 흐름을 짚어내는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와는 크게 관련성은 없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4콘크리트 유토피아5콘크리트 유토피아6

 

이병헌의 이야기를 결말에 이르기 위한 트리거로 남겨둔 것 같은데 트리거는 잘 당겼지만 비비탄 총 같았습니다.

큰 반전을 만들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입주민 사이의 갈등을 해결한 것도 아니고 이 것도 저 것도 아닌 그저 등장인물의 사연 중의 하나이고 말았습니다.

연기는 잘했지만 빈틈이 많았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워낙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니까 연기를 뭐라할 것은 없습니다만 디스토피아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 맡은 역할들이 모두 읽히기 쉬었고 모든 장면이 예상대로 흘러갔습니다.

 

또한 재난이 발생한지 2달이 넘은 시간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구조대가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나 재난이 발상한 배경이나 주변 환경에 대한 설명을 극도로 아낀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8

 

한국의 디스토피아 영화는 일부 영화를 제외하면 흥행 성적이 그리 좋지는 못했습니다.

시도가 안된 장르이기도 하고 클리셰도 많아서 신선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여름 영화 기대작 4편이 모두 개봉된 상태라 배우의 티켓 파워와 연기, 장르적 특성에 기대기에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영화 더문에 보낸 평을 이 영화에도 비슷하게 보낼 것 같습니다. 신선한 장르이고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이 많았고 한국형 디스토피아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인물 간의 갈등의 양상을 너무 뻔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조금 더 새롭게 꾸며냈으면 어땠을까. 예상하지 못한 전개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조금 더 현실적으로 풀어냈으면 어땠을까.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