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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종영 역대급 드라마에서 망작이 된 이유는

by 오늘의엔터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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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선보이는 사극이었지만 역대급 드라마에서 막장 소리까지 듣게 된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고려거란전쟁은 지난 주 32화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종방연에 최수종이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드라마는 많은 시청자들의 비난과 함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주연인 최수종의 스케줄에 종방연을 맞추는 것이 관례인데 물론 사정상 최수종이 빠진다고 하지만 석연찮은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어쩌다가 역대급 기대감을 받은 드라마가 망작 소리를 듣게 되었을까요.

지난 몇 달간 정주행을 한 드라마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종영

16화까지만 보면 된다

 

거란과의 전쟁을 다룬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거란과의 전쟁을 담고 있습니다.

거란의 1차 침공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희가 외교 담판을 하게 됩니다. 서희는 외교담판을 통해 거란을 물리치고 강동 6주를 얻어내게 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이 1차 침공 이후가 나옵니다. 

 

강동 6주를 얻은 고려는 경계와 북방 병력을 강화하게 되는데 이 강동 6주에 홍화진, 귀주 등이 있습니다.

1차 침공 이후 전세를 강화한 거란은 고려를 다시 침공하게 되는데 이 2차 침공에서 양규 장군, 김숙흥 장군의 선전으로 거란을 물리치게 됩니다. 

 

거란의 3차 침공은 귀주대첩을 담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2차 침공, 3차 침공을 다루기 때문에 드라마가 시작될 당시 시청자들은 거란과의 화려한 전쟁씬을 많이 기대했습니다. 수백화에 달하는 대하사극 보다 32화라는 짧은 드라마 편수를 예고했기 때문에 늘어지는 전개가 아니라 빨라지는 전개 또한 기대했습니다. 

 

1화에서 16화까지는 거란의 2차 침공과 홍화진에서의 전투를 다루었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그렇게 갔습니다. 

2차 침공을 정말 잘 만들었고, 양규 장군에 대한 재발견이라며 양규 장군을 연기한 지승헌 배우는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거란의 왕과 소배압을 연기한 두 배우 또한 지난 해 연말 시상식에서 큰 사랑과 화제를 모았습니다. 

 

늘어지지 않고 전개가 빠르며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새로운 대하사극이라며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16화 이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원작 작가와의 갈등, 작가 교체

 

고려거란전쟁 1화에서 보여준 귀주대첩의 모습.

강감찬의 결의에 가득찬 모습, 예고편에서 보았던 그 모습은 귀주대첩의 엄청난 스케일 보여줄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드라마는 16화까지 박진감 넘치게 흘러갔습니다. 기존 대하사극과는 다른 빠른 호흡으로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16화 이후 원작 작가와의 갈등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소설 길승수 작가는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자이자 자문위원으로 KBS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원작자인 길작가는 촬영 전 몇 번의 대본을 받아본 것이 전부라며 제작진에서 사료와 다른 부분이나 수정해야 할 내용을 수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길승수 작가는 퓨전 사극이라면 각색을 해도 되지만 대하사극이기 때문에 사료에 기반해야한다며,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고려거란전쟁은 그렇게 가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논란이 붉어진 것은 양규 장군이 전사 한 16화 이후부터 나왔습니다.

16화까지는 굉장히 박진감넘치게 진행되었는데 17화부터 드라마가 뜬금없이 늘어진 것입니다. 

길승수 작가는 16화까지는 원작에 기반하여 드라마가 제작되었지만 17화부터는 사실과 심각하게 다르다고 했습니다.

현종이 지방제도를 정비하면서 지방호족과 갈등을 빚는 내용과 현종의 철없는 장면, 목을 조르는 장면 등은 허술하고 참혹하기까지 하다고 말했습니다. 

 

길승수 작가의 원작을 반영한 것은 16화까지. 

더 문제인 것은 길승수 작가가 제작진과 작가와 만나 5회 정도 강의와 자문을 했다고 했지만 작가가 교체되었다고 한 부분입니다. 새로 온 작가는 강의를 30분 듣더니 필요하지 않다고 하여 자문하지 않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작가와의 갈등은 루머가 아니라 지난 1월에 큰 이슈가 되었던 부분입니다.

https://www.sportsq.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1850

 

얼룩진 ‘고려거란전쟁’, 원작자 VS 제작진 팽팽 - 스포츠Q(큐)

[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고려거란전쟁\'을 둘러싼 원작자와 KBS의 갈등이 깊어졌다.\'고려거란전기\'를 쓴 길승수 작가는 23일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를 냈더라. 웃기지도 않는다\"고 KBS 대하.

www.sportsq.co.kr

원정왕후, 가상의 인물 박진, 최질의 난 무리수

 

원작 작가가 자신의 소설에 기반하여 만들어졌다는 1화에서 16화까지의 내용.

그리고 작가 교체 소식과 함께 17화부터 확 달라진 드라마. 17화부터 갑자기 달라진 드라마의 분위기는 시청자들이 가장 먼저 눈치챘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이 작가 교체에 대한 갈등의 불을 지폈습니다. 

 

드라마는 가상의 인물인 박진을 만들어 흑막으로 사용했습니다. 박진이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다른 호족을 규합해 조정에 맞서려하고 실패로 돌아가자 원정왕후를 활용해 질투심을 이용하도록 그렸습니다. 역사적 사실이 전혀 아니며 박진이라는 인물이 짧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긴 시간동안 배후세력으로 등장하면서 드라마는 개연성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리고 예상 외로 김훈과 최질이 일으킨 난을 너무 길게 깊이 있게 다루었고, 난을 일으킨 김훈과 최질이 가상의 인물 박진에게 쉽게 선동당하는 사람들도 묘사를 했습니다. 

 

금쪽이로 불리는 현종의 철없는 모습도 지적을 받았습니다. 

말을 타다가 낙상하는 장면은 실소를 자아낼 만큼 당황스러운 장면이었습니다.

원정황후가 원성왕후를 질투해 음모를 꾸민다는 기록 또한 없는데 이를 부각한 것 또한 무리수였습니다. 

 

17화부터 늘어진 드라마는 22화 때 트리거를 당겼고 결국 KBS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드라마는 이대로 28화까지 드라마를 늘어뜨려 버리고 말았습니다. 

 

허무한 귀주대첩

 

 

귀주대첩은 대한민국 3대 대첩 중 하나입니다.

10만 거란 군과 20만 보병이 맞서싸운 대회전이며 고려의 기병도 등장한 전쟁이라 스케일에서도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전쟁이었습니다. 이 대회전을 29화부터 32화까지 겨우 3화만에 끝내려했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귀주대첩이 그렇다할 전쟁씬 하나 없이 그냥 끝나버렸습니다. 허무하게.

고려스킵전쟁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그냥 끝났습니다. 편집본을 날려먹은 것처럼 갑자기 귀주대첩이 끝났습니다. 

돌격하라, 싸워라 이런 말도 없고 막판이 되어서 그냥 몰아쳐버린 느낌이 다분합니다. 

 

그나마 CG를 좀 써서 스케일이 있게 보이게 한 것이 전부지만 그나마 귀주대첩이니 이 정도지 사실 드라마는 내내 엑스트라가 부족하다며 스케일 지적을 받았습니다. 양규 장군이 수천의 군사를 이끌고 3만명의 포로를 구하는 장면은 겨우 수십명만 화면에 잡혀서 고려산악회라는 조롱도 받았습니다. 이후에 나오는 많은 장면에서도 지나치게 적은 인원으로 드라마가 제작되어 시청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드라마 초반 홍화진 전투에서는 투석기 활용 씬이나 양규 장군의 갑옷이 깨지는 장면 등은 호평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그렇다할 전쟁씬이 없어서 드라마가 고려거란전쟁이 아니라 고려궐안전쟁이라는 오명도 받았습니다. 

거란족이 다한 드라마

 

거란족으로 등장한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드라마가 그나마 살았습니다.

소배압으로 연기한 김준배 배우는 역대급으로 거란 장수를 잘 소화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야율융서역을 맡은 김혁 배우는 오랜만에 TV로 컴백한 작품이었는데 뛰어난 연기와 발성으로 적국의 왕을 잘 표현했다고 찬사를 받았습니다. 

 

드라마는 초반에 몽골어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몽골어를 사용하니 고려거란전쟁의 깊이가 더 있게 느껴졌는데, 16화 이후부터는 몽골어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29화 귀주대첩 이후에는 몽골어가 다시 나왔는데, 시청자들은 몽골어가 나오니까 드라마가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간 것 같다면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작가가 교체되고, 원작 작가를 무시하고 만든 드라마이니 드라마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간 17화부터 28화까지의 드라마.

늘어지고 스케일이 줄어들고 기존 대하사극의 단점들을 모아서 퓨전 사극을 만든 느낌이라 고려거란전쟁은 1화부터 16화, 29화부터 32화까지만 봐도 충분한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귀주대첩도 허무하게 끝나기 때문에 보면 기분이 별로입니다. 

이 드라마는 그냥 16화까지만 봐도 충분합니다. 

 

제작비가 300억원에 달하는데 이 정도 제작비면 영화를 한 편 잘 만들 수 있습니다.

나중에 원작 작가님과 교체되기 전 작가님이 좋은 제작자를 만나서 귀주대첩만 따로 빼서 영화화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은, 

 

고려거란전쟁은 16화까지만 보면 된다. 

그 이후의 드라마는 그냥 막장 퓨전사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