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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유령 리뷰 최고의 아웃풋은 비비다

by 오늘의엔터 2024.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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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유령을 봤습니다.
1월 18일 개봉한 유령은 대작이라는 기대감과는 달리 66만명을 동원하며 흥행 참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이 무려 5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였기 때문에 상당한 기대작으로 불렸지만 영화는 항일 스파이 영화라는 시놉시스가 무색할 정도로 안타까운 흥행 성적을 보였습니다. 

 

어떤 점에서 안타까운 흥행 성적을 보인 것일까요.

영화 유령 리뷰

묵직한 시작과 무색한 배경

 

영화 유령은 항일조직 스파이 '유령'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사한 항일 영화들과 시대적 배경을 같이하고 있으며 스파이 영화라는 점에서 첩보물의 색깔을 띈 액션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배우 설경구가 참여했으며 이름만 들어도 아는 박해수, 박소담 등 굵직한 배우들이 참여한 영화로 그야말로 블록버스터 급 기대작이었습니다. 

 

항일 스파이라는 단어 때문에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은 무겁고 묵직합니다. 

 

 

 

한 영화관을 배경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등장인물들을 한명씩 클로즈업하면서 몰입을 유도합니다.

이해영 감독은 영화에서 클로즈업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클로즈업 기법으로 유령 조직의 지시가 전달되는 과정을 첫 장면으로 활용합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이하늬, 설경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김동희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배우 이하늬(박차경 역)의 시선과 호흡을 따라갑니다. 영화 초반까지는 암살 작전이 잘 성공하는 것 같지만 이내 영화의 빌런인 박해수(다카하라 카이토 역)가 인물들을 한 공간에 불러들이면서 영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설경구(무라야마 쥰지)는 일본 경무국 경찰로 나옵니다. 박해수와 라이벌 구도를 그리며 박해수가 설경구를 스파이인 유령으로 의심하는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박해수는 항일조직 유령을 없애기 위해 부임한 신임 총독의 경호대장으로 나옵니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여서 악역의 연기는 곧잘 해내지만 박해수 배우는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이미지가 최근에 과소비된 느낌이 있어서 연기에 비해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연 조연 그 사이 어딘가

영화 유령 박소담

 

천계장 역의 서현우 배우. 비중이 있는 역할을 준 것 같은데 너무 싱겁게 사라지는 역할입니다. 

없어도 영화 전개에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영화의 줄거리에서 조금 벗어난 캐릭터 중 한 명입니다.

 

박소담(요시나가 유리코)은 신임 총독의 비서 역할로 나옵니다. 갑상선암 투병 사실이 밝혀지면서 활동이 불투명했던 박소담은 영화 유령으로 복귀 소식을 알렸습니다. 

 

이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박소담 배우의 투병사실이 알려지면서 컴백 작품으로 유령이 조금 더 소문을 타긴 했지만 소문이 무색하게 영화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감독 이해영이 한 인터뷰에서 발 페티시가 있다는 것을 말한적이 있는데,

영화에서 천계장과 박소담의 발페티시 장면이 몇 번 나오곤 합니다.

 

박소담의 레드립. 카메오지만 이솜의 레드립 등.

영화에 은근슬쩍 페티시즘이 깔려있긴 하지만 보는데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문제는 주연과 조연들의 무게감이랄까 대사나 배역의 나눔이랄까 영화가 주인공 위주로 흘러가야 되는데 이 영화는 주연과 조연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주연과 조연 그 어디에선가 역할 나눔을 하는데 추리물과 스파이물과 시대적 배경과 상황극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장르적 모호함을 영화는 보여주게 됩니다.

 

보다보면 누가 주연인지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영화는 탐정물인가

영화 유령 탐정물영화 유령 탐정물 2영화 유령 탐정물 3

 

 

박해수가 유령으로 의심되는 주연들을 한 자리에 모으면서 영화는 새 국면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첫 장면은 신선해보이지만 장소가 건물에 한정되면서 영화는 스파이물이 아닌 마치 범인 찾기 탐정물로 바뀌게 됩니다.

영화를 보는 관람객은 이 때부터 고객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스파이물이 아니라 탐정물인가. 누가 유령인가를 스스로 맞춰보게 됩니다. 

영화는 보여줄 듯 말 듯 하면서 탐정물로 영화를 중후반부까지 끌고 가다가 마지막에 다시 항일 액션물로 장르가 바뀝니다.영화의 플롯으로 보면 신선하게 느낄 지 모르지만 어디선가 많이 봤던 플롯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결국 신선함 보다는 적당한 개연성에 고개만 끄덕이게 됩니다. 

 

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이 신선하면서도 신선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아쉬운 포인트 두가지

영화 유령 이하늬

 

영화를 제작하느라 고생한 스탭과 배우들을 비판하기 보다는 수고했고 고생했고 재미있었다는 평을 하고 싶지만 영화는 볼만했지만 그래도 아쉬운 것은 아쉽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아쉬운 부분은 2가지 입니다.

 

첫 째는 죽어가는 동료 독립투사를 보는 주인공의 쓸쓸함이나 항일조직으로써의 무게감을 인물의 서사나 관계를 통해서 풀어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서사를 보여주는 능력이 다소 부족했다고 보입니다.

 

배우 이하늬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고 전체 연출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지만 저는 배역에 대한 아쉬움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직까지는 필모그래피가 깊지 않아서 그런지 제 개인적으로 이하늬의 쓸쓸한 표정이 잘 전달되지는 못했습니다.

 

이하늬가 주연 배우인데 그 쓸쓸한 감정이 잘 전달되지는 못했고 오히려 잠시 등장한 배우 이솜의 표정 연기가 더 와닿았습니다. 

 

둘 째는 구성입니다.

 

액션물이기 때문에 영화 곳곳에 액션씬이 있고 영화의 끝으로 갈수록 액션의 감도는 깊어집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액션씬이 많습니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한 이하늬와 설경구의 액션씬은 뜬금없고 말하는 바나 의미하는 바도 없습니다. 그냥 둘이서 치고 박은 느낌이 있습니다. 전혀 의미가 없는 액션씬이나 장면들이 있어서 영화 몰입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관람평을 보면 뭘 말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거나 많은 이야기를 다루려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굳이 하나를 더 하자면 남 배우의 비중 보다는 여배우들의 비중이 높고 전체적인 이야기가 여배우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여배우들이 다한다는 평이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플롯은 밀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장면은 적을 처단하는 장면인데 클래식이 연주되는 장면이 영화 밀정의 트레이드 마크였습니다.

이 번 연출이 이 영화에서도 적용됩니다. 뜬금없는 클래식이 연주되고 마지막 적을 처단하는 장면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어떤 영화가 더 낫다 아니다를 떠나서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르가 모호해졌다는 점과 배역의 미스매칭이나 불필요한 배역이 있었다는 점에서 영화는 몰입 보다는 호흡을 따라가기가 조금 급했다는 평을 하고 싶습니다.
 

최고의 아웃풋은 비비다


영화가 흥행하거나 혹은 흥행을 참패하더라도 콘텐츠로 숏폼화 되어 SNS를 돌아다니게 됩니다.

관람에서는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콘텐츠로 제작되어 흥행하는 영화들이 많은데 영화 유령은 숏폼으로 제작되는 장면이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유일한 장면 하나는 가수 비비가 박소담과 함께 쌍욕을 하는 장면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데 이 영화의 백미같은 모습으로 비비는 이후 연기자로써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영화 유령의 최고 아웃풋은 비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