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슬램덩크의 영화화 소식을 접한 후 약 1년 4개월여 만에 2023년 1월 슬램덩크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이후 화제를 모으며 지난 한 해 약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리에 상영을 마무리했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 영화로 원작과 동일한 시나리오를 사용했지만 연출을 달리한 신 극장판 영화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The First Slam Dunk)는 일본에서 12월에 먼저 개봉을 했고 뒤이어 한국에서 1월 4일 개봉했으며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며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국내에는 더빙판과 자막판 2가지 버전이 상영되었는데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자막 버전을 봤고, 1주년이 되는 오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코트 사이드 인 시어터를 롯데시네마 컬러리움으로 다시 보았습니다.
영화 감독 다케히코 이노우에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The First Slam Dunk)는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직접 감독과 각본을 맡았습니다.
영화화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큰 결심을 한 만큼 이 번 영화에서는 만화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인 북산과 산왕과의 대결을 담았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만화가 애니메이션이 되고 또 영화화 되는 과정에서 원작자의 의도가 어떤 방향으로 담기느냐에 따라 극장판의 흥행은 좌우됩니다. 영화는 이노우에 감독의 의도가 다분히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노우에 감독은 기존 시나리오와 다르게 산왕전을 다른 연출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지난 해 보여준 성과는 이노우에 감독의 의도가 관객들의 니즈를 잘 충족시켜주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1주년 감사로 슬램덩크는 재상영되었는데 영화 마지막에 다케히코 이노우에 감독의 롱 인터뷰가 그대로 실려있습니다.
이 번에 재개봉되는 것이 전작과 무엇이 다를까 싶을텐데 감독의 제작 의도와 감사인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두문불출하던 감독이라 인터뷰 영상이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주인공 송태섭
원작 만화에서는 북산과 산왕의 모든 인물이 고르게 조명되면서 작품이 이어졌다면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는 송태섭(포인트 가드)이 주인공입니다.
여러 인물들 중에 왜 송태섭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기승전결의 구조가 필요한 영화라는 배경에서 산왕전을 극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전개를 송태섭이라는 인물을 통해 잘 풀어냈다고 느껴졌습니다.
영화 말미에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쉽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실제 오키나와 농구의 특성과 지역성을 보고 송태섭을 오키나와 출신으로 생각해두었다고 했습니다. 영화는 갑자기 그려낸 것이 아니라 의도된 설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퍼스트 슬램덩크(The First Slam Dunk)는 송태섭의 이야기로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동시에 산왕전이라는 경기의 호흡은 몰입도 있게 빠르게 가져갑니다. 맺고, 끊는 영화의 전개가 자칫 몰입에 방해가 될 수도 있지만 보고 온 소감으로 말하자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영화입니다.
북산 멤버들을 모두 조명한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농구를 아는 사람이 아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단지 슬램덩크라는 만화와 포지션 정도를 알면 영화의 재미는 더욱 커집니다. 주인공인 송태섭은 포인트 가드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키가 작지만 빠르고 돌파를 잘하는 포지션입니다.
슈팅 가드 정대만. 슬램덩크 인기투표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참고로 정대만은 한일 투표에서 부동의 1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제 가족도 정대만을 1위 캐릭터로 손꼽습니다. 3점슛을 속속 넣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만드는 캐릭터인데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영화에서의 지분은 적습니다.
인앤아웃 다재다능한 포지션, 스몰 포워드인 서태웅은 황태자 캐릭터로 만화에서부터 인기가 많았습니다. 작중 강백호과 라이벌 구도를 그리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슬램덩크의 주인공인 강백호는 파워 포워드입니다. 영화에서는 송태섭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산왕전의 시나리오상 강백호의 무게감은 상당합니다. 저도 강백호를 좋아하지만 이 번 영화에서 비중이 작다해도 나름 괜찮은 분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센터이자 주장인 채치수는 무게감 만으로 경기의 모든 흐름을 이어갑니다. 선이 굵은 캐릭터라서 그런지 원작의 작화와 가장 매치가 잘 된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송태섭이라 분량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영화는 북산의 모든 멤버들을 비춥니다.
멤버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면서 영화를 전개시키다보니 짧지만 캐릭터에 대한 몰입으로 산왕전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산왕전 명장면이 모두 모였다
주인공의 고등학교인 북산. 그리고 인터하이 32강전에서 붙게 된 산왕공고.
산왕공고는 고교농구 3연패를 달성한 강자로 북산이 이길 수 없는 상대이지만 극적인 승리를 얻게 됩니다. 이 번 영화는 산왕과의 32강전의 극적인 승리를 담은 작품으로 농구 경기와 송태섭의 이야기가 함께 맞물려 돌아갑니다. 모든 캐릭터들의 개인사가 조금씩 담기긴 하지만 영화라는 단편의 구조상 송태섭, 정대만, 산왕 멤버의 일부 캐릭터들의 이야기만 언급되고 나머지 캐릭터의 배경은 산왕전의 몇 컷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습니다.
슬램덩크는 1990년에서 1996년까지 연재된 만화로 밀레니얼 세대가 학창시절인 시기에 큰 인기를 얻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이런 밀레니얼 세대에게 노스탤지어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으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유명 대사와 장면들이 영화에 그대로 구현이 되었습니다.
농구 초짜인 강백호가 주장 채치수의 동생인 채소연을 좋아하면서 농구를 배우게 됩니다. 생초짜가 경기의 흐름도 바꿔놓고, 팀원들을 응원하면서 산왕전을 점점 승리의 분위기도 바꾸더니 경기 중에 부상을 입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힘을 냅니다.
그리고 마지막 몇 초전. 수없이 연습한 가장 기초적인 점프슛으로 산왕전을 이기는 장면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데 이 장면의 의미를 아는 모든 밀레니얼 세대에게 그리고 슬램덩크 팬들에게 이 장면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쉬운 점은 "왼손을 거들뿐"을 포함해서 몇몇 대사와 장면은 빠진 점인데 영화의 시간상 그리고 작품의 전개상 감안하고 봐도 될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안 선생님.
강백호와 감독인 안 선생님의 재미있는 몇 장면들도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산왕전 만을 주제로, 주인공 송태섭의 개인 이야기가 영화화되어 영화 전체의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가만히 보면 우리가 보고 싶어했던 많은 장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다시 봐도 재밌다
오늘 영화관에서 나이대가 비슷한 남자 관객들의 호응 소리가 들렸던 생각이 납니다.
저 또한 감명깊게 봤는데 오래 전 만화를 보았던 향수와 동시에 울컥한 무언가가 가슴에서 올라왔습니다.
그만큼 영화가 괜찮았습니다.
추천을 드리고,
감독의 의도를 알고 싶다면 쿠키영상을 쭈욱 기다렸다가 보면 되겠습니다.
더빙판도 좋고 자막버전도 좋지만 자막 버전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속편을 기대할 수 없지만 한 번 믿어봅니다.
이노우에 감독 열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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